<공중그네>의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의 <인 더 풀>을 읽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공중그네>는 주인공 이라부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통해서 생소한 정신질환을 치료해 나가는 과정을 만화책처럼 유쾌하게 풀어나갔었는데, 이 <인 더 풀>에서는 그때만큼의 재기발랄한 내용을 담아내지 못하더군요. 그래도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엽기적인 병들은 여전히 신선한 소재였던것 같습니다. <공중그네>를 너무 재밌게 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흔히들 하는 얘기인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나오기가 힘든가 봅니다. 다음에 읽을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실망보다는 즐거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
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저 역시도 연금술사로 인해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 많은 사람들처럼 그의 팬이 되버렸지요. 이제 2권 정도를 제외하고는 한국에 발매된 그의 소설은 거의 다 섭렵하게 되었네요. <포르토벨로의 마녀> 역시 그의 팬임을 자처하는 저이기에 발매 직후 바로 보고자 하였으나, 이 핑계 저 핑계되며 미루다 얼마 전에 읽었네요. 언제나 그렇듯 그의 저서는 쉬운 문체로 인해서 술술 읽히더군요. 하지만, 문체와는 달리 항상 읽고 나면 묵직한 무언가가 가슴에 남기에 그의 책을 좋아합니다. 이 책 역시 그런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모든 것은 각자가 인식한 바에 따라 상대적으로 존재한다.
위 구절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좋은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라는 것을 믿는 사람과 언제나 하나의 사실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대립하는 사람들. 그들이 그렇게 목에 핏대를 세우고 싸우는 이유는 이런 사실의 상대성을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계속했었습니다. 이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은 한 여성의 자아 찾기라고도 정의할 수도 있겠지만, 몇 마디 말로서 책 한 권을 요약하기란 어렵다는 '파울로 코엘료'의 말에서도 느껴지 듯 사실의 상대성을 '포르토벨로의 마녀'라고 정의된 한 여인의 모습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가 아닐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책 표지에서 흐르는 분위기처럼 이 소설은 공포 소설입니다. 전 솔직히 공포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음산한 분위기에 희열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공포 영화나 소설을 좋아 한다고 하는데, 전 그런 장르의 영화나 소설, 특히 영화를 볼때면 언제나 보고 나서 왠지 기분이 나빠지고 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예외인 영화도 몇편 있었습니다. 그런 제가 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는 이 영화가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서 입니다. 윌스미스 주연으로 영화가 2007년에 12월 즈음에 개봉 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영화 예고편을 보면서 느낀게 영화 자체가 단순한 호러 영화가 아닐꺼란 느낌이 와서 원작 소설의 분위기는 어떤지 먼저 보고 싶었던 찰나에 연구실 형이 먼저 보고 재밌다는 정보를 줘서 보게 됐습니다. 책에 대해 언급하자면 공포라는 측면이 단순히 깜짝놀래키는 것이라면 그렇게 큰 점수를 주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책 속의 세계관의 음산함은 왜 이 소설이 그렇게 유명한지(전 영화 예고편을 보기 전까지는 이 소설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알 수 있을 것 같더군요. 1950년대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현재 좀비물에 큰 영향을 끼쳤다라는게 빈 소리가 아닙니다. 작가의 특이한 세계관, 그 세계관 안에 창조한 여러 요소들은 220페이지(총 450페이지 정도인데, 중간부터는 작가의 여러 단편 모음입니다.)로 끝나는 소설이 너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훌륭합니다.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끌리는 책이니, 공포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좋아하지 않을까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책을 읽고 나니, 작가의 세계관을 어떤식으로 영화 속에서 표현해 줄지 궁금합니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종말론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그려 줄건지, <콘스탄틴>으로 합격점을 받은 프란시스 로렌스감독의 실력은 한번 믿어 볼랍니다.